설명을 했는데도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이유는 이해 부족이 아닙니다. 병원 상담 40년 현장에서 확인한 반복 질문의 진짜 원인과, 불안을 낮추는 상담의 핵심 포인트를 교수의 시선으로 설명합니다. 상담시리즈 3편
3편|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사람의 마음
– 설명을 못 알아듣는 게 아니라, 불안이 가라앉지 않아서입니다
상담실에서 이런 장면은 낯설지 않습니다.
이미 충분히 설명했다고 느낀 순간,
상대가 다시 묻습니다.
“그래서… 다시 한 번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?”
이때 상담자나 의료진, 교육자는
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.
‘아까 다 말했는데.’
‘집중을 안 한 건가?’
하지만 40년간 상담 현장을 지켜보며 확신하게 된 점이 있습니다.
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사람은 이해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,
이해해도 불안이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다시 묻습니다.
1) 이해와 안심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
사람은 두 가지를 동시에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.
-
내가 내용을 이해했는지
-
이 상황이 나에게 안전한지
설명은 보통 첫 번째에 집중합니다.
하지만 질문을 반복하는 사람은
두 번째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.
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“알겠습니다”라고 말한 뒤에도
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이런 생각이 남아 있습니다.
‘혹시 내가 잘못 이해한 건 아닐까?’
‘이대로 따라가도 괜찮은 걸까?’
이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
질문은 형태만 바뀌어 다시 돌아옵니다.
2) 상담실에서 자주 보는 보호자의 모습
특히 보호자 상담에서 이런 장면이 많습니다.
설명 후 돌아가려는 순간,
다시 멈춰 서서 묻습니다.
“그런데 혹시…
아까 말씀하신 그 부분이요…”
이건 예의를 모르는 행동도,
설명을 무시하는 태도도 아닙니다.
책임감이 큰 사람일수록
결정을 혼자 떠안고 싶지 않아서
확인을 반복합니다.
3) 질문이 반복될수록 대화가 꼬이는 이유
반복 질문이 이어지면
설명하는 사람의 말은 점점 짧아집니다.
-
“아까 말씀드렸잖아요.”
-
“그대로 하시면 됩니다.”
이 순간부터 대화는
정보 전달이 아니라 거리 만들기가 됩니다.
질문한 사람은
‘귀찮아하는구나’라고 느끼고,
설명하는 사람은
‘아무리 말해도 안 통한다’고 생각합니다.
하지만 실제로는
서로 다른 문제를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"갈등 없이 말하는 기술:
불편한 이야기를 부드럽게 꺼내는 심리 대화법"
4) 상담자는 질문의 ‘내용’보다 ‘타이밍’을 봅니다
경험 많은 상담자들은
질문의 수준보다 질문이 나오는 순간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.
-
설명이 끝난 직후인지
-
결정을 앞둔 시점인지
-
혼자 판단해야 하는 순간인지
대부분 반복 질문은
결정의 무게가 개인에게 넘어가는 시점에 나옵니다.
그래서 이럴 때는
설명을 더 늘리는 것보다
이 한 문장이 훨씬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.
“지금 이 부분이 가장 걱정되시죠.”
이 말은 정보를 주기보다
불안을 함께 짚어주는 역할을 합니다.
5) 질문을 멈추게 하는 건 ‘확신’이 아니라 ‘동행’입니다
많은 분들이
질문을 줄이기 위해
더 정확한 설명을 준비합니다.
하지만 현장에서는
정확한 설명보다
‘같이 보고 있다’는 느낌이 전달될 때
질문이 줄어듭니다.
-
“이 단계에서 많이들 헷갈려 하세요.”
-
“이 부분은 저희가 계속 확인하면서 가겠습니다.”
이 말들은
모든 것을 혼자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줍니다.
6) 교수의 한 문장
학생들에게 반복 질문을 대하는 태도를 가르칠 때
항상 이렇게 말합니다.
같은 질문을 반복한다는 건,
아직 혼자 결정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.
다음 편에서는
“상담사가 침묵할 때, 내담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”를 다뤄보겠습니다.
말이 없을수록 불안해지는 이유와,
그 침묵이 언제 도움이 되는지 현장 사례로 풀어보겠습니다.
👉"상담시리즈 4편) 상담사가 침묵할 때 왜 불안해질까? 병원 상담 40년 현장에서 본 침묵의 의미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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